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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2.0 개념 좀 잡아보자.

[나의 추천 글]  Web2.0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많다. AJAX, RSS, Google 등이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 되어 버렸고, 얼마전의 세미나에서는 대성황은 물론 드물게 앙코르 까지 받았고, Web2.0을 다루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식견이 짧은 때문인지, 리서치를 충분히 하지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왜 Web2.0이 나왔으며 그것이 정보라는 관점에서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서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오늘도 이쪽 분야에서 웹2.0으로 유명한 분의 강의를 들었으나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이라는 인상으로 조금 실망이다. 그 분 나름대로 청중의 수준을 배려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먼저 정확하게 잡아야 하지 않을까 ? AJAX, RSS, Wiki 같은 용어들을 사용하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것이 내 일, 내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를 만들어 내기위해서는 개념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1. 정보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구


  다 아는 이야기 부터 해보자. 사람은 뒤쳐지는 걸 싫어한다. 남들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도 싫어한다. 옛날부터 정보를 가진자가 힘을 가져왔다. 그것이 작은 것이건, 큰 것이건.


  정보와 기록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뭔가 수단이 있어야  정보를 전파할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사람은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도 선천적인 것 같다. 원숭이와는 다르게 사람은 어릴때라도 본능적으로 낙서를 좋아하니까. 지난 일요일 한살 지난 조카녀석이 놀러왔다가 하얀 침대시트위에 올라가 연필로 온통 낙서를 하고 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알아서 한다. 뭐, 이정도는 그냥 잡생각이다.


  아무튼, 선사시대의 암벽화부터 시작해서, 갑골문자, 필사 등을 거치며 인쇄술을 발달시켜 왔고 급기야는 금속활자시대에부터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빨라져서, 그 때까지 뭘 모르고 죽은 듯이 살던 대중들이 힘을 갖게 되었다.


  알게 되니까 혁명도 일어나고, 새로운 체제도 생기고, 아무튼 정보확산 속도의 변화는 인류사의 큰 변화를 불러왔음을 대강 알 수 있을 것 같다. (논문이 아니므로 고증 생략)


2. 웹 출현의 의미


  컴퓨터가 디지털화 하면서 웹이 생겨났다. 웹의 의미는 두가지를 갖는다. 하나는 정보의 이동이 쉬워진 것이고 또 하나는 보여주는 방식이 표준화된 것이다. 이 두가지는 서로 연관되는 개념같기는 하지만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컴퓨터 내의 폴더에서 파일을 생성하고 복사하는 것은 매우 쉽다. 기술적으로는 0과 1의 조합이 똑 같이 되도록 전기신호를 보내는 것이니 간단하다. 그게 디지털 방식의 장점이다. 이동이라는 것도 복사하고 원본을 지우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복사만 된다고 정보가 이동되지는 않는다. 보여주는 방식이 같아야 한다. 문서 형식이 다르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편한 방식 그리고 정치색이 약한 방식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미국방성 프로젝트에서 인터넷이 출현한 것은 약간 아이러니다. 아무튼 그 기반 위에 웹이 탄생했고 초기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정보의 공유가 자유로운 새로운 방식, 그것이 웹 출현의 의미이다.


3. 정보 자체에 대한 정보


  인터넷 초기에는 웹이 나타나면 다 끝난줄 알았다. 그런데 사용하다 보니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보는 하나의 단어로서가 아니라 다른 정보와의 관계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 이 문제를 쉽게 설명했다.  "I3"이 무엇으로 보이는가 ?  12와 14 사이에 있을 때는 13이고, A와 C 사이에서는 B로 보일 것이다. 정보는 주변과의 관계에 의해서 의미를 갖는다. 이게 context라는 것이다.


  웹의 근간인 HTML에는 소위 말하는 컨텍스트라는 것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HTML 자체가 정보를 표시하기 위한 언어이지 정보의 내용을 표시하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면 정보이지 내용은 또 뭐냐구 ? 정보의 내용이란 이런 거다.


  하나의 문서가 만들어졌다고 치자. 그 문서의 내용은 정보다. 그런데 그 문서내용에는 없는 정보가 또 있다. 즉 작성자, 생성일자, 형식 등은 문서 자체에 대한 정보 즉 메타정보 이다. 이게 뭐가 중요할까 ? 내용도 이렇게 표시할 수 있지 않을까 ? 사진 찍는다고 생각해보자. 사진에는 아무런 텍스트 정보가 없다. 그냥 사진일 뿐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사진에다가 <행복>, <가족>, <한강>, <소풍>, <아내>,<아이> 같은 태그를 달아서 검색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치자. 비슷한 사진이 많아질수록 여러가지로 효용성은 증가할 것이다. XML은 이런 목적을 만들어진 언어다.


  XML과 HTML은 본래 SGML이라는 하나의 배에서 나온 형제다. XML은 정보의 속성을, HTML은 정보의 표시 방법을 정의하는 것이 주 임무다. 사람으로 친다면 외모는 HTML로 설명하고 품성은 XML로 설명하는 셈이다.


4. 그러면 웹2.0이 뭐길래 ?


  이제 슬슬 본론이다. 그동안은 XML로 기술된 정보를 HTML로 유기적으로 연결하기가 어려웠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외모와 성격을 결합시켜야 사람이 완성되는데 그것들을 연결해 줄 어떤 도구가 없지는 않았지만 어렵고 시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온 것이 AJAX, RSS, Tag 같은 방식이다.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꾸준하게 노련한 결과물이다. AJAX 같은 것은 하나의 언어도 아니다. 아무튼 이런 방식들이 포함됨으로써 웹2.0이 시작된다. 결국 웹2.0은 앞의 두가지 즉 정보를 표시하는 방법과 정보를 기술하는 방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습이다.


 그런데 웹2.0이 뭐길래 이렇게 관심들이 많을까 ?  또 다른 정보기술 마케팅 열풍 ?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건 확실한 것 같다. 정보를 보여주는 방법과 정보의 내용이 분리되어 있으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은 인류역사상 최초이다.


  책을 생각해 보자. 책에는 정보가 있다. 그러나 책에 있는 정보는 책 자체를 복사하거나 내용을 다시 어딘가에 베끼지 않는 한은 공유가 어렵다. 정보를 표시하는 수단과 전달하는 수단이 책이라는 매체에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신문도 동영상도 모두 마찬가지 이다. 인류가 알맹이(속성)와 보이는 것(모습)을 구분하여 정보를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5년도 채 안되었고 웹2.0에 이르러서 쓸많나 수준이 된다.


5. 웹2.0의 등장이 내포하는 것


  내용과 보여주는 방법을 분리하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할까 ? 웹2.0으로 내용과 정보를 묶어 주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할까 ? 대단한 것이다. 시작하면서 꺼낸 말을 되새겨 보자. 정보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본능이라고. 웹2.0이 되면서 한 시스템에서 보던 정보 전체 또는 일부를 풀어서 다른 시스템으로 옮겨서 다른 디자인 다른 context로 보는 일이 매우 쉬워진다.


  즉 정보를 자신의 목적에 맞도록 (context에 맞춰서) 배열하기가 쉬워지고, 반대로 그런 정보를 다른 사람들도 활용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기술 아닌가 ? 식욕,성욕과 마찬가지로 본성을 자극하는 기술이므로 웹2.0이 가져올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될까 ? 좀 더 직설적으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 기술만으로는 돈을 벌 수는 없다. 문제는 활용이다. 활용은 그 산업이 속한 업의 개념에서 바라봐야 한다. 한가지 답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웹2.0의 본성과 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빨리 오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