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nfo.

[본문스크랩] 인터넷에 동영상 비즈니스가 뜬다

인터넷에 동영상 비즈니스가 뜬다
[주간조선 2006-05-23 11:11]

미국‘유튜브’는 동영상 4000만개 확보… 한국의‘엠군’은 넉 달 만에 회원 25만명

‘주인장닷컴(www.juinjang.com)’이라는 인터넷 홈쇼핑 회사는 서울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역(옛 구로공단역) 인근 주택가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 자리잡고 있다. 가정집 방을 개조한 사무실 한쪽의 1평 남짓한 공간이 인터넷 동영상 방송 스튜디오다. 방송 장비는 캠코더 1개와 노트북 컴퓨터다.

지난 5월 10일 오후 3시쯤 기자가 찾아가자 김도형 주인장닷컴 대표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는 거죠”라며 마이크가 연결된 헤드폰을 목에 걸더니 예정에 없던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30여명의 네티즌이 김씨의 동영상을 보기 위해 접속했다.

김씨는 미니 생수기, 하트모양 컵 등 아이디어 상품을 팔기 위해 매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정기적으로 인터넷 동영상 방송을 하고 있다. 작년 9월 처음 시작했을 땐 월 매출이 33만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기 상품인 미니 생수기는 10만개를 팔아치웠다.

김씨는 생방송이 끝나면 재미있는 부분만 1분 정도로 편집한 동영상을 판도라TV 등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김씨는 “동영상이 인터넷상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게 맞아떨어지면서 ‘주인장닷컴’에 대한 입소문도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동영상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일반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속도가 향상되면서 인터넷상에서 유통되는 콘텐츠가 글(텍스트)에서 사진으로, 다시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 캠코더뿐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등으로도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된 영향도 있다.

지난 4월 26일 인터넷 광고업체인 디엠씨어소시에이츠(www.dmcmedia.co.kr)가 네티즌 10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영상 검색을 해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78%(801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인터넷 컨설팅업체 코리안클릭(koreanclick.com)은 ‘초기 동영상 검색 서비스의 현황과 이슈’ 보고서에서 “전체


검색 중 동영상 검색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2월 8%에서 올해 2월 15%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동영상 검색이란 검색 서비스 업체들이 동영상 내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서 사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가령 ‘노현정’이라는 단어를 다음의 검색창에 쳐 넣으면 각종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올려진 노현정 아나운서가 나온 동영상을 찾아준다.

동영상 검색은 검색 업체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선보인 신규 서비스다. 엠파스와 야후코리아는 각각 작년 8월과 10월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 최대의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는 작년 12월 동영상 검색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음은 지난 3월 약 200만건의 동영상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열었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 대한 방문객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조사 회사인 메트릭스(www.metrixcorp.com)가 1분기(1~3월) 국내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 수를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판도라TV가 전년에 비해 975%의 증가율을 보여 증가율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판도라TV의 작년 1분기 월평균 방문자 수는 22만명에서 올해는 월평균 240만명으로 늘었다. 또 다른 동영상 사이트인 다모임은 40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방문자 수 증가율 순위 4위에 올랐다. 이현창 메트릭스 이사는 “4월 동영상 검색과 전문 사이트 방문자 수는 1496만명으로 지난 1월에 비해 39% 늘어났다”며 “검색 포털과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홍보를 하고 있어 6월 월드컵을 계기로 동영상의 인기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유튜브(www.youtube.com)란 동영상 공유 사이트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4월 10일자 LA타임스는 유튜브의 인기를 ‘인터넷 쓰나미’라고 표현했다. 작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4개월 만에 네티즌이 유튜브에 올려놓은 동영상은 4000만개를 넘어섰다. 유튜브는 작년 12월 300만개의 동영상으로 출범했다. 네티즌이 하루에 올리는 동영상은 3만5000건. 동영상 장르는 뮤직비디오, 춤, 애니메이션, 정치 비평 등 다양하다. 동영상의 길이는 10분 이내로 2~3분짜리가 주종이다.

세계 웹사이트의 방문자 순위를 매기는


알렉사닷컴(alexa.com)에 따르면 유튜브는 작년 12월 1000위권에서 출발, 현재 20~3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방문자 수는 600만명에 이른다. 이는 웬만한 TV프로그램 시청자 수를 맞먹는다.

유튜브는 작년 12월 한 네티즌이 미국 3대 상업 방송 중 하나인 NBC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한 장면을 올려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처음 화제가 됐다. NBC의 항의로 방송 장면은 삭제됐지만 그 사이 이미 500만명이 문제의 장면을 봤다. NBC가 놀란 것은 인터넷 동영상 시청자가 본방송의 시청자 수인 660만명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NBC는 즉각 SNL 프로그램을 자사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으로도 방영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유튜브의 방문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이 유튜브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영국의 위성방송 B스카이B는 만화영화 ‘심슨가족’의 드라마 예고편을 만들어 유튜브 사이트에 올렸다. 1분짜리 동영상을 640만명이 시청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직원 25명의 작은 회사인 유튜브는 구글에 투자했던 세콰이어 캐피털로부터 1150만달러(약 1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튜브의 수익 모델은 현재까지는 광고다. 웹페이지의 상단, 하단, 오른쪽에 현란한 배너가 아닌 글자로 된 광고를 배치해 놓고 있다. 검색어를 치면 그와 연관된 광고가 올라온다.

유튜브는 미국인만의 공간은 아니다. 검색어로 ‘rain(비)’을 치면 가수 ‘비’의 뮤직비디오가 수십 편 검색된다.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넷트레이팅스 조사에 따르면 월 평균 212만명의 일본 네티즌이 유튜브에 접속하고 있다.

미국에선 유튜브 외에도 비메오(www.vimeo.com), 데일리모션(www.dailymotion.com), 샤클(www.charkle.com), 클립색크(www.clipshack.com) 등의 동영상 사이트가 성업 중이다. 구글, 야후 등 검색 사이트도 별도의 동영상 검색 사이트를 열어 놨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운영하는 미국판 오마이뉴스 ‘커런트 TV’는 시청자가 제공하는 동영상을 심사를 거쳐 케이블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다.

동영상 블로그도 붐이 일고 있다. 미국의 동영상 블로그는 1년 전만 해도 300여개 정도였으나 4월 말 기준으로


65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켓붐(www.rocktboom.com)’이란 동영상 뉴스 블로그는 하루 방문자 수가 25만명에 달한다. 이 블로그에는 아만다 콩돈(Amanda Congdon)이라는 여성이 6㎜ 캠코더로 찍은 5분 이내의 뉴스 동영상을 매일 올린다.

한국에선 지난 3월 야후 코리아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World Baseball Classic)을 인터넷 생중계하면서 동영상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4강 진출을 위한 한·일전 경기를 보기 위해 야후에 동시접속한 네티즌 수만 22만명에 달했다. TV가 아니라 컴퓨터 동영상만 봐도 충분히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걸 일반인에게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전문 사이트는 판도라TV(www.pondora.tv)다. 2004년 10월 문을 연 후에 현재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그 동안 사용자가 직접 촬영해서 올린 동영상은 20여만개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는 엠군(www. mgoon.com)은 작년 12월 씨디네트웍스와 조선일보가 각각 18억원과 12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인터넷 동영상 전문 사이트다. 씨디네트웍스는 인터넷 상에서 많은 용량의 정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해주는 기술인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업체다. 엠군은 4개월 만에 회원 수 25만명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디오데오(www.diodeo.com), 다모임(www.damoim.net) 등이 국내의 주요한 동영상 전문 사이트다. 나우콤이 지난 3월 개설한 아프리카(ww.afreeca. co.kr)는 누구나 인터넷상으로 동영상 생방송을 할 수 있는 사이트다.

최근엔 동영상 플레이어를 이용한 동영상 서비스가 가세했다.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인 ‘곰플레이어’를 만든 그래텍은 지난 3월부터 곰TV라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과 연결된 컴퓨터에서 곰플레이어를 실행하면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그래텍은 CJ미디어·YTN·MBC게임 등 50여개의 방송사와 제휴해서 드라마, 영화, 뉴스 등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화 등이 시작되기 전에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이용자는 평일 25만명, 주말 30만명 수준이다.

인터넷 동영상 전문업체들은 동영상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방문객 숫자를 돈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용량이 큰 동영상의 정보를 저장하고 인터넷상에서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수익이 생기는 통로를 만들지 않고서는 비즈니스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 2000년대 초반엔 회원제로 돈을 받는 성인 인터넷 방송이 우후죽순처럼 수백 개가 생겼지만 결국 수익을 내지 못했고 현재는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

현재 인터넷 동영상 비즈니스는 광고가 주수입원이다. 아직까지는 전통적인 인터넷 광고인 배너나 키워드 광고에 주로 의존하고 있지만 동영상 광고 등 새로운 광고 수단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동영상 광고는 동영상으로 제작된 광고를 기존 동영상의 앞뒤나 중간에 광고를 넣는 방식이다. 곰TV 등은 동영상 시작 전에 광고를 넣고 있으며 아프리카는 30분에 한 번씩 광고를 보게 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TV 광고는 15~30초로 제한되지만 동영상 광고는 기업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길게 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최근 들어 기업들이 인터넷상에 동영상을 유포시켜 입소문을 내는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동영상 유포를 대행해주고 수익을 내는 방법도 있다.

엠군은 동영상용 미니 홈페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미니 홈페이지인 싸이월드와 마찬가지로 홈페이지를 꾸미는 아이템을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노양래 판도라TV 상품기획팀 차장은 “모든 업체들이 광고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어 별도의 수익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압축과 전송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 동영상 유통 비용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미국의 경우 유튜브에 상업 방송 장면이나 뮤직 비디오가 올라와 문제가 됐다. 유튜브 등 동영상 업체들은 “동영상의 경우에는 음악 다운로드와 달리 정보만 흘려주고 다운로드는 못 하게 하는 스트리밍(streaming) 방식을 주로 쓰고 있어 저작권이 문제가 되는 동영상이 발견됐을 때 즉각 삭제하면 불법 다운로드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방현철 주간조선 기자(banghc@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조선 기사목록 | 기사제공 :